34년 만에 한라산 다녀 옴

2021. 10. 15. 15:51● 등대 스탬프 투어/우도 등대, 마라도 등대 (feat. 한라산)

작년에 힘들게 홍도 등대에서 받아 온 등대여권..

전국 해안과 바다의 의미있는 18개 등대의 스탬프를 받는 미션이다.

그 중, 제일 걱정되는 두 곳, 지리적 문제 뿐 아니라 일정 조정에 문제가 있는 독도 등대와 우도, 마라도 등대..

언제 가나 생각만 하며 시간을 보내던 중, 파구님의 제주행 소식을 듣고 바로 실행에 착수, 동행한다.

10월 3일 오후 11시30분 삼천포에서 출항하는 선편으로 다음 날 오전 6시경 하선이다.

선편은 미리 예약했고, 파구님 계획 중에 한라산 등반이 있어, 가는 길에 모처럼 한라산도 오르기로 결정..

역시 미리 탐방예약도 마쳤다. 87년에 뭣도 모르고 올라 본 후, 34년 만에 가보는 한라산..

설레기도 하지만, 아픈 무릎으로 제대로 오르기나 할지 걱정도 된다.

남은 생에 몇 번이나 더 가 볼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선사에서 이륜차를 선적하는 시간이 당겨졌다고 문자안내가 와서 좀 이른 시간에 도착했다.
조금 뒤 파구님 오시고 함께 선적하러 이동. 세월호만한 크기에 올해 신조한 선체라 깨끗하다.
선적 대기 중
오늘 이륜차는 몇 대 안되나 보다. 저렇게 두면 차체 앞뒤로 바닥에 있는 고리에 고박 케이블을 설치해 준다. 삼천포항에서는 차량을 선적하면 운전자는 곧장 승객선실로 이동한다. 제주항에서는 선적 후 운전자를 다시 대합실로 돌려 보냈다가 출발 전 승선시킴
용두암 부근의 카페 마당에 장식된 석물인데 새벽 배경과 잘 어울린다.
용두암 입구의 숙박업소 담장이 조형미 있다.
용두암 앞바다를 통해 제주공항으로 쉴 새없이 비행기가 날아든다.
이호태우해수욕장 앞 등대. 말 모양 등대가 눈길을 끈다.

동행한 파구님은 여기서 애월읍사무소에 번호판 변경건으로 따로 가고,

나는 10년 전 자전거 여행하던 기억을 따라 해안길로 천천히 움직였다.

아직 점심하기엔 이른 시간인데, 한림칼국수 간판의 업소가 줄까지 서서 붐빈다. 맛집인가 보다.
협재 해수욕장
금릉해수욕장. 얕은 바다와 물빛이 이국적 풍광이다.

금릉해변을 지날 즈음 반대편에서 파구님이 손짓하는게 보였다.

오늘(월요일)이 대체공휴일이어서 읍사무소 휴무라 허탕치고 오는 길인데 우연히 다시 만났다.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지나며
성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 기념 성당 앞마당으로 바라보이는 풍광
마라도행 배표를 끊었다. 10년 전에 모슬포항에서 출항했으나 지금은 조금 떨어진 운진항에서 배를 탄다.
배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서면 만나게 되는 뷰가 시원하다.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장을 뒤로 한 파구님
한국최남단 표식에 기대 선 파구님
동행이 있으니 이런 멋진 인생샷도 건지네요. 한국최남단 표식을 촬영 중
전복 모양으로 지어진 천주교 성당(공소)
마라도 등대는 리모델링 수준을 넘어 완전히 새로 짓는 중..
대망의 마라도 등대 스탬프 겟!
'짜장면 시키신 분'의 원조 집에서 톳짬뽕, 톳짜장, 해산물모둠(소)
마라도 자리덕 선착장으로 쉴 틈없이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정기여객선 
마라도 한 바퀴

마라도에서 나와서 파구님 면식있는 펜션으로 가기로 하고, 가는 길에 성판악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여기로 와야 해서 분위기도 살필 겸...

비자림길을 따라서 숙소로 이동 중(연출 샷)
아침 일찍 성판악휴게소에 도착해서 등반준비를 마치니 이런 안내문을 나눠 줌
평일(화요일)이고 오전 7시도 안된 이른 시간임에도 등반객이 붐빈다. 초입은 무난한 길이다.
속밭대피소. 비교적 쉽게 올라왔다.
진달래밭대피소. 경사가 좀 더 심해져서 약간 힘듬. 12시 30분까지 이 곳에 도착해야 백록담에 보내 줌.
고사목들이 나타나고, 경사도 더 심해지면서 힘은 들지만 경치는 더욱 감탄을 부른다.
서귀포쪽이 내려다 보인다.
크고 작은 오름들도 한 눈에 보인다.
앞서가던 분들이 멈춰 선 줄이 보인다. 이건 백록담 표지석에서 기념사진을 찍기위한 대기열이다. 오는 순서대로 자동으로 줄이 생성됨. 100m 정도 길이로 늘어섰는데 대략 1시간 정도 걸린 거 같다. 파구님과 교대로 백록담 구경하고 주변 경관 사진으로 담고 줄에 복귀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백록담. 비록 백록은 없지만, 멋지다. 뒤로 보이는 곳은 서귀포시
반대쪽에서 본 대기 행렬
관음사 방향으로 난 내리막길에서 바라본 서귀포시 전경
대기행렬이 교대하는 빈 순간에 찰칵!
내려오는 길에 체력에 여유가 있어 왕복 40분 거리라는 사라오름에 들렀다. 파구님 체력이 소진되었는데 눈치없이 가자해서 미안함.
다시 비자림따라 숙소로 가는 길에 산굼부리 부근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아서 들러 본 곳인데, 비밀의 숲(입장료 2천원)
일자로 쭉 뻗은 나무만 보다가 가지치기를 하지 않은 모습이 오히려 낯설다.
SNS로 입소문이 났는지 지도에 표시조차 없지만, 커플들이 많이 보였다.
숙소의 진입로. 부지런한 주인장이 잘 가꿔두었다.
다음 날 오전 일출봉으로 향하던 중 길가에서..
우도행 도항선
우도 도항선도 넘치는 관광객을 실어 나르느라 쉼없이 항구를 들락거린다. 
일출봉을 배경으로 백사장에 늘어진 바위 위로 모델같이 포즈를 취한 여인을 찍어주는 사진사의 포즈가 기억에 남을 커플같다.
두번 째 스탬프를 받아야 할 곳이 저기 깨알같이 보인다.
우도 등대는 공원으로 조성되어 차량은 갈 수 없어 입구에 주차하고 걸어 올랐다. 목재데크를 설치해서 전망처까지 쉽게 갈 수 있게 해두었다. 초입에 승마체험하는 곳이 있는데, 젊은 남녀커플을 태우고 비탈이 시작되는 곳에서 속도를 내며 달리는데 놀라서 죽을듯이 소리치던 여자분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들리는 듯 하다. 비탈길 승마체험 해 볼만 한듯.. 1인체험 3만원, 2인체험 각 2만원
등대 공원을 오르며 내려다 본 전경
아찔하다.
해상에 구조물은 잠수함체험을 위한 곳
푸른 잔디가 펼쳐져 멋져 보이지만, 방목한 말들의 배설물로 곳곳이 지뢰밭이다.
마침내 우도 등대 스탬프도 겟!
건너 편 왼쪽 상단 끝부분에 보이는게 우도 등대다.
TV에도 나왔던 모터보트 체험 씬
느긋한 자세로 전망하는 파구님
우도에 딸린 조그만 섬, 비양도(협재 앞바다의 비양도 아님)
협소하고 여건도 안좋은데 대한민국 3대 백패킹 성지라고 써뒀다.
비양도에서 바라 본 우도 등대
조용한 편이고 물도 얕고 파도도 없어 해수욕하기 좋아 보인다.
우도에서 나와 김영갑(두모악)갤러리에 들렀으나 수요일은 정기 휴무
한참을 달려 쇠소깍에 왔다. 
쇠소깍 제빵 명장이라는 빵집이 있어 먹어 보기로...(맛남)
웹 검색으로 부근에 게스트하우스를 잡고 여흥이 남아 서귀포쪽으로 이동해서 성게보말국수로 저녁 식사.
다음 날 아침, 파구님 따라 돈내코 상효공설묘지 임도 따라 감
남국 선원. 마당에 야자수가 있는 풍경이 남국다운 맛이 난다.
1100도로 따라 제주시로 이동하면서 1100고지 휴게소에 들름.
백록 구조물이 그럴 싸 해 보인다.
한라산 백록담을 향해 선 백록
제주 출신 산사나이 고상돈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
관음사에서
제주박물관에 들렀다가 2성급 호텔이 어제 숙박한 게스트하우스보다 저렴하길래 잡아놓고, 동문시장 구경에 나섰는데 입구에 왠 줄인가 했더니 입구부터 야시장 먹거리를 사려고 늘어 선 대기 줄이다. 우리는 점심으로 몸국을 먹고, 저녁은 이미 전복돌솥밥을 먹고 와서 구경만 했지만, 방잡아 놓고 저녁거리 장만하러 온 관광객이 대다수 였다. 가성비 좋은 횟거리와 맛나보이는 바베큐들, 특히 김치를 제주흑돼지로 김밥말듯 말아서 구워내는 것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다음에 제주에 오면 꼭 맛봐야겠다.
아침에 눈 떠보니 창밖으로 제주공항이 보인다.
제주 출항이 오후 2시이고 이륜차 선적이 12시부터라서 오전에 사라봉공원에 들렀다가 바로 부두로 왔다.
바이크 고박한거 확인하고 다시 내려서 셔틀버스타고 대합실로 갔다가 출항시간 다 되어 다시 승선하는 이상한 시스템...

그대로인 한라산에 비해 환갑을 앞두고 무릎 걱정이나 하는 날 보니 산천의구에 인걸은 간데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집안 바쁜 일 중에 일정 소화하느라 여러 모로 신경쓰였을 동행 파구님이 여러 모로 고맙고,

복귀하셔서 집안 일 잘 치르셨는지 궁금하네요. 늘 건강하시길...